국제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과일을 약 3개 먹을 때마다 당뇨 발생 위험은 2%씩 줄었다. 반면 똑같은 과일을 주스 형태로 일주일에 3컵 정도 마셨을 때는 당뇨 발생 위험이 8%씩 늘었다. 연구팀은 과일주스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당뇨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과일의 입자가 잘게 분해된 음료 형태는 일반 과일보다 소화·흡수 속도가 빠르다. 마시면 혈당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고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이 다시 낮아진다. 이런 과일주스를 오랜 기간 매일 마시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에 걸릴 수 있다. 인슐린이 작동하더라도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면 음식을 갈아 마시기보다 천천히 씹어먹는 게 좋다. 신장이 약한 콩팥병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해독주스에 풍부한 칼륨으로 인해 혈청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자칫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만성콩팥병 환자는 고칼륨혈증에 걸리기 쉽다.
레몬 해독주스는 치아 부식 위험...간, 신장 등에서 이미 해독작용 이뤄지고 있어
치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간혹 레몬을 넣어 해독주스를 마시는 사람이 있다. 레몬의 비타민C를 보충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많이 마시면 치아 부식 가능성이 있다. 레몬의 산도(pH)는 2.2로 강산인 위산(pH 2.0)과 비슷하다.
강산은 치아를 부식시킨다. 치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해 치아를 보호하는 법랑질을 약화할 수 있다. 산성 음식을 먹고 바로 양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산성으로 변한 구강 환경은 30분 정도 지나야 알칼리성으로 돌아온다.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소화기능이 떨어진 상황 등이 아니라면 해독을 위해 주스 형태로 과일 등을 먹을 필요는 없다. 해독주스를 마시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 몸은 해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간과 신장 등에서 체내 독소 제거를 위한 해독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간은 알코올 등 몸에 나쁜 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다. 간은 몸속에 들어온 음식물, 약물 등을 분석하고 걸러낸 뒤 해로운 성분은 신장과 장으로 보낸다. 두 기관에서는 소변과 대변을 통해 독소를 배출한다. 물론 납, 비소 등 독성 물질을 섭취했을 때는 몸의 해독작용에 의존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